임신을 하지 않은 이유? 자기합리화?
내가 임신준비를 하면서 경험하고 느끼고 있는 나의 소소하지만, 가볍지는 않은 그런 글을 적어보는 공간이다.
2013년 29세의 서울아가씨와 34세의 청년이 결혼을 했다. 결혼을 하고 함께 산지도 10년이다.
그 동안 둘이서도 행복했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내 직업적 커리어를 열심히 쌓았고 하고 싶던 공부를 하겠다면 대학원에도 들어갔다.
논문을 쓰겠다며 욕심을 부리고 직장 내 괴롭힘으로 반자발적 퇴사를 하고.. 하지만 내 커리어를 포기할 수 없다며
1개월 겨우 채워 쉬고 다시 일을 시작했다. 만족스러웠다. 오히려 아이가 있는 집이 힘들어 보였다.
임신, 출산, 육아를 하는 여성들이 딱해보였고 아이들만을 내세운 이기심을 종종 보며 스스로에게 아이 낳지 않은 것은
잘한 선택이라고 스스로가 대단한 거마냥 굴었다.
이직한 회사에서의 계약종료 2023년 2월..재계약 하지 않았다. 또 다시 공부를 더 해보겠노라며, 계속 욕심을 부렸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나도 이젠 둘이 아닌 셋이 되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아이 있는 집이 부러웠다. 자존심에 티는 못 냈지만 나도 아이가 갖고 싶었다...
임신경험?
사실 2022년 12월 경에 임신을 했었다. 얼떨떨했지만, 마냥 나쁘지는 않았다. 나도 엄마가 되는건가? 설렜다.
병원에서 난소나이도 20대이고 산전검사도 다 괜찮다고 했다. 온갖 영양제를 사고 국민행복카드도 신청하고 보험도 알아보고......유난 떨었다. 집안 일은 남편이 도맡고 운전이 서툰 날 위해 아침마다 1시간을 돌아 출근도 시켜줬다.
4주째 초음파 사진....콩알???? 신기했다...이 콩알이 자라서 사람이 된다고???? 내가 저랬다고???
맘카페를 하루에도 몇 십번씩 드나들었다. 좋은 건 다 사고 중요한 건 메모해 놓고 즐겨찾기를 몇 개나 했나모르겠다..
애플리케이션을 깔고 오글거리는 단어를 찾아가며 온갖 애정공제를 태어날 아가를 위해 썼다..
나 이렇게 스윗한 엄마였어? 자아도취되었다.
5주가 접어들 무렵 아침...배가 알싸하다..속옷이 살짝 피로 젖었다. 놀랐지만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병원이 아닌 맘카페에 들어갔다. 나와 같은 경험을 한 사람들이 많았다. 다 그런거네?
그 다음날, 몸 상태가 좋지 않고 피 비침이 계속 있었다. 정말 바보였다. 출근하고 저녁이 될때까지도 버텼다.
밤에 사단이 났다. 배가 찢어질 거 같았다. 피가 멈추지 않는다. 다니는 병원에 당직의사에게 진료를 받았다.
유산기가 있다...몸이 안좋으면 병원을 바로 와야지..다 나빠진 상태에서 병원에 오면 다 해결해 줄 거라 생각하는 산모들이 있다며...나에게 비수를 꽂았다. 자궁 밖으로 아이가 많이 흘러갔다. 유산예방주사를 맞았지만 결과는 안좋을 거 같다..병원에서 들은 얘기이다. 병원에서 아이처럼 꺼이꺼이 울면 나왔다.
"왜 이렇게 된 거냐며, 내가 무슨 잘못을 한거냐며 소리내 울었다"
그렇게 내 아기는 하늘의 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