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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산의 고단함

노산의 고단함...(2)

by 열심쟁이 써니 2023. 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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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가감정..

별이 된 아가에게 너무 미안했다. 몸이 안좋을때 참지 않고 병원에 바로 갔으면 나와 함께할 수 있었을까?

내가 그 때 출근을 하지 않았더라면, 아기가 살았을까? 

주변에선 내 잘못이 아니라고 했지만, 아무 소용없었다. 그냥 내 잘못이었다. 

그러나, 참 모순적인 것이 인간이다. 아이가 떠난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유산에 좋다는 한약을 지으러 다녔고 쓴 건 입에도 되지 못하던 내가 악착같이 한약을 챙겨먹었다. 다신 아이를 떠나보내지 않겠다는 신념으로..

 

 

힘든 기다림..

생리를 하지 않는다.. 원래도 생리불순이 심했다..3월 17일 드디어 생리가 시작됐다. 생리가 반가운 게 살면서 처음이었다.

생리를 하고 12~13일내로 병원에 오라고 했던 담당의사의 말을 기억했다. 3월 29일 병원에 갔다. 배란이 되지 않았다. 

배란일을 기다릴 것인지, 배란유도제를 처방받을 것인지 선택지가 나에게 주어졌다. 무서웠다. 

배란일을 기다리겠노라며 일주일 간격으로 배란일 체크를 위해 병원을 내원했다. 힘든 기다림이 시작됐다. 바보처럼..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도 모르고....

4월 5일...역시 배란은 되지 않았다. 다만 저번 보단 자궁내막이 두꺼워졌으니 혹시 모르니 숙제일을 담당의사가 주었다.

기도했다. 아이를 제가 달라고...... 숙제를 했고 4월12일....병원에 갔다.

난 왜 당연하다고 생각했을까? 당연히 배란이 되었을 거고 숙제도 했으니 임신가능성 100%라고...

배란이 되지 않았다. 진료실에서 한숨이 나도 모르게 나왔다...'나 왜 이런거냐고...유산해서 그런거냐며...어떻하냐며..'

의사에게 하소연했다. 의사는 단호했다. 과거 원인이 지금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저도 더 이상은 못기다리겠어요. 약 먹을게요.'

배란유도제 5알..2만 5천원...이 5알에 내 희망이 왔다갔다하는 건가...

4월 12일 오후 1시.. 첫 배란유도제 약을 먹는다..

 

혼자만의 동굴

집에와서 아무 것도 하기 싫었다. 멍하니 앉아있었다. 오로지 그것만 했다. 온갖 난임 관련 블로그며 배란유도제 복용 후기를 찾아보고 읽어보고 구독하고...

'나는 난임은 아닐거야..아직 2개월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자나? ..다른 사람들에 비하면 나는 아직 아무것도 아니야. 뭐 2~3개월 늦어지는 거 뿐이야.. 이번에 약 먹으니까 분명히 배란될 거야.임신 될 거야! 근데 안되면 어쩌지? 나도 인공수정하고 실험관해야 하는건가? 지원비 어떻게 알아보지? ....그 때 그 아기가 나랑 있었다면 벌써 5개월이네? 그 때 그 아기를 잃지 말았어야 하는데...' 생각이 미친듯이 많아지고 혼란스러웠다. 이러면 하루종일 그 자리에 굳어버릴 것 같았다. 

 

빨래를 했다. 개운하다.

글을 쓴다. 속 시원하다.

나도 아이를 갖고 싶다. 갖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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