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아이식을 했다.
오늘, 그러니깐 2023년 9월 28일 오전 9시였다.
음.. 오늘 여정이 도착지가 될지 또 다른 시작이 될지는 아직은 알 수는 없지만
오늘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1. 병원에서는 시험관 전날인 27일 오전 9시경에 유선 상으로 시험관 당일 안내사항을 설명해 주었다.
일단 나는 오전 9시 이식을 하니 8시 50분까지는 병원에 도착해야 한다고 했다.
당일에만 질정은 오후에, 주사는 병원 오기전에 할 것, 금식은 아니고 집에서는 소변을 봐도 되지만
병원 도착 후에는 간호사 지시가 있기 전까진 소변을 참아야 한다는 점, 복용약을 그대로 먹어야 함을 안내해 주었다.
2. 드디어 디데이. 일찍 일어나 씻고 배주사를 맞았다. 여전히 이 주사는 아프다.
그리고 이온음료와 먹던 임신보조제는 먹고 병원으로 향했다. 도착하니 8시 40분경이었다.
추석연휴 시작일인데 대기 인원이 많아서 사실 놀랐다. 조금 대기를 하니 나를 호명했고
난자채취했던 대기실로 이동해서 하의탈의(속옷포함) 후 가운을 입고 기다렸다.
내 이름을 여러 번 확인 한 끝에 채취실로 다시 이동했고 베드에 굴욕자세로 누웠다.
오늘은 마취도 전혀 없었다. 난자채취에 비하면 오늘은 정말 '어 끝난 건가?' 할 정도로 금방이었다.
물론 기구 삽입으로 인해 불편감은 있었지만 무난했다. 간호사에게도 나 끝난 거냐고 물어볼 정도였다.
간호사도 웃으면서, 그런 질문들 많이 한다고 한다.
화면을 통해 내 배아를 볼 수 있고 원하면 사진도 찍어 주신다.
난 4개 채취 중 3개를 이식했다. 알아보니 만 35세 이상&3일 배양인 경우 3개 이식이 최대치인 것 같았다.
왠지 맨 아래 오른쪽 녀석이 맘에 든다.
3. 이식이 끝나고 회복실에 누워 일명 콩주사라는 수액을 10~15분 정도 맞는다. 그리고 꽤나 오래 누워있었다.
회복실에서 나온 게 11시 15분 정도였으니 1시간 넘게 누워있던 거 같다. 나는 수액을 다 맞고 비스듬히 누워 핸드폰을 열심히 서칭 했다. 근데 결론은 '착상은 신의 영역이자 될 놈은 된다.'였다.
그리고 '마음 편한 게 장땡이구나!'라는 것이다. 누워있으면서 배에 손을 대고 생각했다.
'아기야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했다. 잘 커서 부디 엄마 뱃속에 잘 붙어 자라다가 10개월 뒤에 엄마와 아기의 인연으로 세상에서 만나자고..'
4. 회복실에서 나와 조금 대기했다가 원장선생님을 만났다. 나는 4개 채취했고 더 많이 채취했다간 복수가 찰 위험이 있었다고 했다. 그리고 한 개는 아마도 키워보겠지만 질이 좋지 않아 어려울 거 같다고 하셨다. 일상생활 가능하고 별다른 유의사항은 말씀이 없으셨던 거 같다. 나는 딱히 배아등급 이런 건 묻지 않았다. 왜냐면, 만일 최상급이 아니라고 하면 또 괜한 걱정거리만 생길 거 같았다. 사실 난 난자채취 개수도 적어 선택의 폭이 넓지도 않았으니 지금은 등급 이런 게 중요하지 않는 거 같다. 그리고 여러 유튜브나 맘카페에서 찾아보니 배아 등급이 물론 임신에 영향은 있을 수 있으나 그것이 충분조건은 아닌 거 같았다. 착붙에서 잘 자라 건강하게 만나기만 하면 된다. 다만 쌍둥이에 대한 가능성만 물었다.
그랬더니 원장선생님이 이식한다고 다 성공하는 것도 아니고 쌍둥이 가능성이 높은 것도 아니며, 이것은 가능성의 문제라고 하셨다.
5. 거의 병원에서 2시간을 머물다 집에 왔다. 증상은 정말 무증상이다. 다만 오늘은 나도 침대에서 눕눕하면서 쉴 생각이다. 지금 글을 쓰는 이 시간도 낮잠을 거하게 잔 이후이다. 그랬다고 완전 누워만 있는 건 아니다. 좋아하는 산책은 내일부터 30분 정도 가볍게 할 생각이고 오늘은 집안에서 밥도 하고 집안일도 하며 그렇게 지내고 있다.
6. 10월 10일이 내 결과를 알 수 있는 날이다. 지금 나는 부정적 생각도 그렇다고 억지로 긍정적 생각도 하지 않을 거다.
그냥 나 살던 대로 살다가 10일에 검사를 받으러 갈 생각이다. 당일 오전에 못 갈 경우 오후에 검사해도 된다고 했다.
다만 검사결과가 그럼 그다음 날 나오는 차이만 있을 뿐이고 사실 내원이 힘들면 다른 병원에서 피검사는 가능하다고 했다.
그럼 그날까지 나 잘 살아보고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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